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3%이면 30년 뒤 약 1억 9천만 원, 연 7%이면 약 3억 8천만 원이 됩니다. 같은 월급으로 같은 기간 일해도 퇴직금 1억 9천 vs 3억 8천으로 벌어지는 셈입니다. 이 차이는 입사 때 정해진 기본값을 그대로 두었는지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숫자는 모두 가정 계산이며, 매년 이 수익률이 나온다는 뜻이 아닙니다.

수익률은 역대 최고인데 가입자 절반은 왜 2%대일까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2025 퇴직연금 투자백서」에 따르면 2025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4조 원이고, 연간 수익률은 6.47%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같은 백서에는 “아직도 가입자 절반은 2%대 낮은 수익률에 머물러 물가 상승률(’25년 2.1%)만 간신히 방어”했다는 문장도 있습니다. 물가가 2.1% 올랐으니 2%대 수익률은 돈이 불어났다기보다 구매력이 제자리를 지킨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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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에서 빠진 사람이 많았던 이유는 돈이 놓인 자리에 있습니다. 입사 첫날 회사나 금융기관이 정해 준 자리를 그대로 두었는지, 한 번이라도 들여다봤는지가 뒤에 나오는 모든 숫자를 가릅니다.
퇴직금이 굴러가는 자리는 두 곳, 굴리는 사람도 둘
퇴직금은 재직 중 매년 계좌에 쌓이는 돈입니다. DC형이라면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 대략 월급 한 달치를 계좌에 넣고 그 돈이 지금도 굴러갑니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0조). 그 돈이 머무는 곳은 원금과 이자를 약속한 상품인 원리금보장형, 그리고 펀드·ETF처럼 오르내리는 실적배당형 둘뿐입니다.

누가 굴리느냐로는 DB형과 DC형이 갈립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하고, 근로자는 계속근로 1년당 30일분 평균임금 이상이라는 법정 공식(제15조)으로 받습니다. 운용 결과는 회사의 몫이라 퇴직 시점 평균임금이 높을수록 유리합니다. 호봉과 승진으로 월급이 꾸준히 오르는 사람에게 DB형이 맞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월급이 거의 오르지 않거나 임금피크제로 마지막 월급이 깎이는 사람은 반대로 DC형이 나을 수 있습니다.
DC형은 계좌가 내 이름이고 운용 지시도, 수익도, 손실도 내 몫입니다. IRP는 이직·퇴직 때 그 돈이 옮겨 오는 개인 계좌로, 굴리는 방식은 DC형과 같습니다. 회사가 DB에서 DC로 바꾸자고 하면 회사는 부담이 줄고 나는 운용 책임을 넘겨받으니, 내 임금 흐름을 먼저 계산해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내 퇴직금은 지금 어느 쪽에 있을까
2025년 말 기준 원리금보장형 비중은 DB형 91.9%, DC형 67.0%, IRP 55.7%입니다. 직접 굴린다는 DC·IRP 가입자의 돈도 절반 넘게 통장 쪽에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이 얹힙니다.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정해 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제도인데, 고용노동부 2025년 4분기 공시에 따르면 적립금 53.3조 원의 85.4%, 지정 가입자의 79%가 가장 보수적인 안정형에 있습니다. 가입자 열 명 중 여덟 명 가까이가 기본값에 머문 것입니다.
같은 디폴트옵션 메뉴판 안에서도 2025년 1년 수익률은 안정형 2.63%, 적극투자형 14.93%로 다섯 배 넘게 갈렸습니다.

같은 해, 두 자리의 성적표
2025년 원리금보장형은 3.09%, 실적배당형은 16.80%였습니다. 수익률 상위 10%는 19.5%를 냈고 이들 적립금의 84%가 실적배당형에 있었습니다. 하위 10%는 0.5%였고 74%가 원리금보장형이었습니다. 백서는 하위 그룹을 두고 “자산 운용에 실패했다기보다는 처음부터 시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적었습니다.


상위 10%가 어떤 상품을 담았는지는 백서에 공개되어 있지 않아 확인되지 않습니다. 상품별 보유 구성은 백서에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퇴직연금에서 TDF 잔액은 20.1조 원으로 TDF 순자산의 78.5%를 차지하고, ETF 잔액은 48.7조 원입니다. 둘 다 이미 퇴직연금 메뉴판에 올라 있는 상품입니다. TDF는 은퇴 시점을 정해 두면 시간이 갈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는 펀드입니다.


메뉴판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퇴직연금감독규정상 주식형 ETF 같은 위험자산은 적립금의 70%까지 담을 수 있고,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담을 수 없습니다. 위험자산 한도 완화는 논의 단계입니다. 이 글에서 상품군을 언급한 것은 가입자들이 고른 사실을 전한 것일 뿐 추천이 아닙니다.

월급 402만 원으로 30년을 계산하면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2025년 연간 월평균 임금총액은 402.5만 원입니다.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이 DC에 들어오니 매년 약 402.5만 원이 쌓이고, 30년이면 원금은 약 1억 2,075만 원입니다. 매년 말 납입, 연복리, 세전으로 계산하면 연 3%일 때 약 1억 9,149만 원, 연 7%일 때 약 3억 8,020만 원으로 1.99배가 됩니다. 월급이 절반이면 결과도 절반입니다.


7%가 과하다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백서에 실린 2019~2023년 5년 평균은 한국 2.42%, 미국 10.12%, 호주 7.42%였습니다. 7%는 해외 국가별 장기 평균을 참고한 가정치이고, 실적배당형은 해마다 수익률이 달라집니다.
2022년에는 순서가 뒤집혔다
2022년 원리금보장형은 1.83%였고 실적배당형은 -14.20%였습니다. DC형 실적배당형은 -16.92%, IRP는 -16.27%까지 내려갔습니다. 이후 2023년 13.27%, 2024년 9.96%, 2025년 16.80%로 실적배당형이 세 해 연속 앞섰지만, 2022년 같은 해는 다시 올 수 있습니다.

퇴직까지 5년 안쪽이라면 하락 이후 회복할 시간이 짧습니다. 그런 가입자는 원리금보장형을 선택지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정부가 전 사업장 퇴직연금 의무화와 기금형 도입을 연내 법 개정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2026년 10월 현재 시행 전이고, 시행되어도 내 돈을 어디에 둘지는 가입자가 정합니다.
다음에 할 일은 앱을 한 번 열어 보는 것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5년 인식조사(가입자 1,003명)에서 57.1%가 “관심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퇴직연금 앱이나 금융기관 웹사이트에서 내 계좌의 운용 상품과 원리금보장형·실적배당형 비중, 최근 1년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바꿀지 말지는 그다음에 퇴직까지 남은 기간과 감내할 손실 폭에 맞춰 각자 판단하면 됩니다.

핵심 요약
- 2025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6.47%로 역대 최고였지만, 백서는 가입자 절반이 2%대에 머물렀다고 적었습니다.
- 2025년 원리금보장형 3.09%, 실적배당형 16.80%. 2022년에는 1.83%와 -14.20%로 뒤집혔습니다.
- 월급 402.5만 원 기준 30년 가정 계산에서 연 3%는 약 1억 9천만 원, 연 7%는 약 3억 8천만 원입니다(세전, 7%는 가정치).
- DB·DC 선택은 내 임금상승률과 내 운용수익률의 비교이며, 먼저 내 돈이 어디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디폴트옵션은 언제 자동으로 적용되나요?
기존 상품이 만기된 뒤 4주 동안 운용 지시가 없으면 사업자가 통지하고, 통지 후 2주 안에도 지시가 없으면 미리 정해 둔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됩니다(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1조의3). DC·IRP가 대상이며 제도는 2022년 7월 12일 도입되었습니다.
DB형에서 DC형으로 바꾸면 되돌릴 수 있나요?
전환은 가능하지만 되돌리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 조건은 회사 퇴직연금 규약마다 달라 가입 전 규약 확인이 필요합니다. 임금피크제 직전 전환 등은 내 임금 흐름을 계산한 뒤 판단해야 합니다.
연 7%는 실적배당형이 매년 내는 수익률인가요?
7%는 해외 국가별 장기 평균을 참고한 가정치이며, 실적배당형은 해마다 수익률이 달라지고 2022년에는 -14.2%였습니다.
DC / IRP에 가장 많이 담는 상품은 무엇일까? (퇴직연금 ETF 순위)

위 그림은 DC / IRP 계좌에서 사람들이 많이 담는 국내 상장 ETF를 묶음별로 모은 것입니다.
운용사 (Tiger=미래에셋 / Kodex=삼성증권 / Ace=한국투자신탁) 만 다를 뿐 같은 묶음 안에서는 같은 지수를 따라가고, 차이는 보수, 순자산, 분배 방식 정도입니다.
미국 지수에 투자한다면 가장 일반적인 상품군입니다!
- S&P500 - 미국 상위 500개 기업을 한 번에 투자
- 가장 많이 담는 묶음입니다. 미래에셋증권 기준으로는 보유잔고 1위 상품입니다.
- 미국이라는 나라 경제 자체에 투자한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 보수가 0.01% 안팎으로 거의 없고, 지난 기록이 좋았다는 세 가지가 이유입니다.
- 대부분 환노출 상품이라 달러가 오르면 수익이 붙고 내리면 환차손을 보게됩니다.
(환노출이 부담스러우시다면, (H)가 붙은 상품을 담으시면 됩니다!)
- 미국 한 나라에 몰린다는 점은 알고 담아야 합니다. 나스닥100 - 미국 기술주 100개를 한 번에 투자 (대표기업 : 엔비디아, 애플, 마소, 아마존, 메타 등)
- 성장 기대가 커서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 단, 기술주는 유념하셔야 할 부분이 상품군 중에서도 완전한 미래에 투자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경기가 꺾인다면 낙폭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오르내림의 폭이 큰 편)
- 코로나 시기, 각국이 양적완화로 푼 돈을 회수하는 해였던 22년, 나스닥은 고점대비 -35% 빠졌습니다. 1,000만원을 넣었다면 350만원이 증발했었다는 거죠.팁 나스닥 100 상위 종목 대부분이 S&P500에도 들어있어서, 둘을 반반 담으면 분산이 아니라 기술주 비중만 커집니다. 그래서 S&P500을 기둥으로 두고 나스닥100은 성장에 투자하고 싶은 몫만큼 얹어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20~30대는 나스닥 100 비중을 좀 더 두시길 권하고 싶고,
40대 이상은 미배당주와 S&P500에 비중을 두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미국 배당성장 - 배당을 10년 이상 늘려온 미국 회사 100개에 투자
(연평균 배당률 : 3.5% 안팎 / 연평균 배당 성장률 : 11~12% / 해마다 편차가 큰 편)
- 미국 SCHD(일명 : 슈드)와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국내 상장 상품입니다. 보유잔고 10위 안에는 없지만, 연금계좌 특성 때문에 고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분배금에 세금이 바로 붙지 않고 수령 때도 미뤄져 재투자 효율이 좋고(과세이연), 금융/헬스케어/필수소비재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기술주 지수와 반대로 가는 때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경기방어주입니다.
- 상승장에서는 나스닥 100보다 덜 오르고, 하락장에서는 덜 빠지는 편입니다. (그래서 나스닥100 / 미배당주 조합이 유명)
왜 하나로 몰지 않고 나눠 담을까?
- 첫째, 규정 때문. 세 묶음은 모두 위험자산이라 합쳐서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고, 나머지 30%는 예금/채권형 같은 안전자산이어야 합니다.
- 둘째, 겹침 때문입니다. S&P500과 나스닥100 상위 종목이 겹칩니다.
- 셋째, 성격 때문입니다. 배당성장은 기술주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때가 있어 방어 역할을 합니다.
- 넷째, 은퇴까지 남은 시간 때문입니다. 20년 넘게 남았으면 주식을 한도까지, 5년 안이면 안전자산을 규정보다 더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안전자산 칸 30%를 주식으로 채우는 방법*
추가 참고자료) 2026년 6월 말 미래에셋 증권사 고객 기준 순위
- TIGER S&P500
- TIGER 미국나스닥100
-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 TIGER 반도체TOP10
- TIGER 200 (코스피 상위 200개 기업 추종)
- KODEX 200 (코스피 상위 200개 기업 추종)
-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 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출처
-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5 퇴직연금 투자백서」, 2026-05-20
- 고용노동부 디폴트옵션 2025년 4분기 공시, 2026-02-27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5조·제20조·제21조의3
-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2025년 연간(월평균 임금총액 402.5만 원)
- 퇴직연금 제도 개편 추진, korea.kr 2026-03-11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재무 자문이 아닙니다. 퇴직연금 유형 변경과 상품 선택은 각자의 판단과 책임이며, 결정 전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나 특정 종목·상품의 매매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